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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시론> 작지만 의미 있는 남북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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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2-17 14:48 조회2,64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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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15  02:41:04


남과 북이 14일 고위급 접촉에서 합의를 이뤄 주목된다. 먼저, 남과 북은 오는 20~25일로 예정된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하며, 아울러 상호 비방과 중상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또한, 남과 북은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하여 적극 노력하기로 하였으며, 상호 편리한 날짜에 고위급 접촉을 갖기로 하였다. 남북 고위급 실무접촉 남측 수석대표인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남과 북이 지난 12일과 14일 이틀에 걸쳐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고위급 접촉에서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세 가지 합의는 매우 단순하고 간략하지만 그 의미는 매우 크다. 무엇보다 박근혜 정부 들어 첫 고위급 접촉에서 합의를 이뤘을 뿐 아니라 향후 남북이 계속 만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번 고위급 접촉에서 남과 북이 합의에 이를 수 있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서로가 바라던 상호 조건이 어느 정도 충족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남측은 남북 사이의 숱한 현안 중에서도 이산가족 상봉을 최우선적인 과제로 삼고 이것이 성사된 이후 더 높은 단계의 협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북측 역시 올해 신년사 발표 이후 이른바 ‘중대 제안’과 ‘공개 서한’에서 비방 중상 중지 등을 요구하며 남북관계 개선을 추구해 왔다. 이번 합의를 통해 남과 북은 각각 이산가족 상봉과 상호 비방 중상 중지에 합의함으로서 남북관계 개선의 발판을 마련했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이치를 이번에 남과 북이 보여준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 합의가 나오기까지 특히 북측이 정성을 쏟았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북측은 두 차례에 걸쳐 연속적으로 고위급 접촉을 제안했다. 1차 고위급 접촉은 지난 8일 북측 국방위원회가 청와대 국가안보실 앞으로 전통문을 보내 제안해 12일 성사됐다. 2차는 12일 1차 접촉이 사실상 결렬로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다음날인 13일 북측이 판문점 연락관 접촉을 통해 새롭게 형성된 라인인 원동연 고위급 접촉 북측 단장 명의로 김규현 남측 수석대표 앞으로 전통문을 보냈고 14일 속개돼 합의에 이르렀다. 이로써 북측은 ‘신년사-중대 제안-공개 서한-이산가족 상봉 제안-고위급 접촉 제안’ 등 일련의 과정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 의지에 대한 일관성과 진정성을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 되었다.

그런데 이번 합의가 갖는 가치는 합의 내용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위에서 밝힌 세 가지 합의는 액면가일 뿐이다. 물론 ‘박근혜-김정은 정부’의 첫 고위급 접촉에서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그 가치는 소중하다. 따라서 이 합의는 존중될 것이다. 그러나 이번 합의에는 그보다 더 큰 잠재적 가치가 내재돼 있다. 다름 아닌 남과 북이 두 차례에 걸쳐 허심탄회하게 의견 교환을 이뤘다는 점이다. 의견 교환의 주요 내용으로 남측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북측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의지와 특명이 담긴 ‘중대 제안’을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말하자면 남과 북이 각각에게 하고 싶은 최대 현안을 마음먹고 충분히 개진한 것이다.

그것도 남측은 청와대, 북측은 국방위원회의 특명을 받은 대표들이 만났기에, 다소 거칠게 표현하자면 간접적인 정상간 대화가 이뤄진 셈이다. 남측은 북측의 ‘중대 제안’에 대해, 북측은 남측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해 각각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북측이 남측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가동의 첫 단추인 이산가족 상봉을 한미군사훈련과 일정이 겹침에도 받아들였고, 남측도 북측의 ‘중대 제안’의 주요 내용 중의 하나인 비방 중상 중지에 합의했다는 점에서 일단 바람직한 출발로 여겨진다. 나아가 남북 최고지도자 사이의 이 같은 간접 대화 경험은 향후 남북관계 개선 과정에서 필경 긍정적인 잠재적 가치로 작용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합의는 남북관계사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합의’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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