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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당국간 채널까지 복원…대외관계 개선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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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08-21 09:51 조회1,16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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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클린턴·현정은 면담 연장선

조문단 서울 방문 직전 통보

‘남북 고위급 회동’ 여건 조성

육로통행 제한 해제 의미

북한 쪽이 이른바 남북관계 차단 정책이라고 할 수 있는 ‘12·1 조처’를 전면적으로 푼 것은 여러모로 적잖은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북쪽은 단순히 통행 인원이나 횟수 제한 조처를 원상회복하는 수준을 넘어 당국간 채널까지 복원하는 과감한 조처를 취했다.

북쪽이 지난해 12월1일 남북관계 경색 국면에서 남쪽에 일방통보한 제한조처는 크게 △남북 육로통행 시간대와 인원수 축소 △개성공단 상주인원 감축 △남북간 철도운행과 개성관광 중단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경협사무소) 폐쇄 등이다. 북쪽은 이 가운데 개성관광을 제외한 모든 조처를 원상회복시켰다. 개성관광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북쪽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가 재개하기로 합의했으므로, 사실상 모든 조처를 ‘결자해지’ 차원에서 푼 것이다.

무엇보다 북쪽이 이번에 “개성공단에 있는 경협사무소를 정상 운영하며 해당 관계자들의 출입과 체류를 이전과 같은 상태로 원상회복한다”고 통보한 것은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남북 합의로 2005년 10월부터 운영돼온 경협사무소는 남북 당국자들이 개성공단 내 사무실에 상주하며 남북 경협 기업들을 이어주는 구실을 해왔다.

그러나 경협사무소는 이런 단순한 실무적 기능 이외에도, 남북 당국자들이 한 건물에 근무하며 양쪽 당국의 메시지를 주고받는 공식적인 대화 창구 노릇을 해왔다. 이런 점에서 경협사무소의 원상복귀는 당국간 대화를 재개하자는 북쪽의 적극적인 유화 제스처로 해석할 수 있다.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에 근무하다 추방됐던 통일부 직원 등 당국자들에 대한 출입·체류를 이전처럼 제자리로 돌린다는 통보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큰 틀에서 보면 이번 조처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면담, 현정은 회장과 김 위원장 면담으로 이어지는 북쪽의 대외 전략 흐름과 궤를 같이 한다. 북쪽이 미국 및 남한 등 주변국과 관계 개선 쪽으로 전략 기조를 수정하고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징후인 것이다.

북한의 조처가 북쪽 조문단의 남쪽 방문을 하루 앞둔 20일 전격적으로 이뤄졌다는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27일까지 북쪽이 예민하게 반응해 오던 한-미 군사연습 ‘을지 프리덤 가디언’이 진행되는데도 ‘유화적’ 제스처를 내놨다. 한 외교전문가는 “북쪽 조문단과의 고위급 회동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남쪽 당국이 결정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우호적인 여건을 조성하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실무적으로 보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의 합의사항 이행을 위한 북쪽의 첫 후속 조처다. 현 회장 방북 때 현대그룹과 북한은 “남쪽 인원들의 군사분계선 육로통행과 북측지역 체류를 역사적인 10·4 선언정신에 따라 원상대로 회복하기로 했다”고 합의한 바 있다. 북한은 통행 제한 해제로 현대그룹과의 합의를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밝힌 셈이다.

북한의 이번 조처에 따라 남쪽을 방문하는 북쪽 조문단과 남쪽 고위당국자간 대화가 성사될 분위기는 상당 부분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용인 권혁철 황준범 기자 yyi@hani.co.kr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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